책쓰기 칼럼

1인1책 김준호 대표가 말하는 책쓰기, 출판

성공하는 저자들의 7가지 습관

작성자
김 준호
작성일
2016-02-03 00:00
조회
803
20대 시절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읽으면서 습관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저자에게 필요한 7가지 습관을 정리해 보았다. 이른바 저자로 성공하기 위한 7가지 습관. 모두 필자의 주관적인 제안이니 채택 여부는 여러분 마음이다.

 

1 하루에 한꼭지 이상씩 쓰는 실행에 강한 사람

출판 에이전트에 종사하다보면 다양한 부류의 저자를 만난다. 원고의 질적인 면이나 마감 등에서 큰소리를 치는 저자가 종종 있다. 처음에는 자신 만만했지만 원고 마감 시기가 다가오면 꼬리를 내리고 심지어 잠수를 타는 사람이 있다. 홍보면에서도 애초 약속했던 SNS에서 조차 열심히 안해 출판 관계자들의 애간장을 녹인다.

G 저자는 명성도 갖고 있고, 다양한 장소에서 이야기는 아주 잘한다. 여러 상식이 풍부해 저자로서 다양한 영역의 책을 집필할 수 있는 기본 자질을 갖고 있다. 집필계획서도 곧잘 만들어 기획 아이디어가 좋다는 평판도 듣고 있었다. 그런데 G 저자의 결정적인 약점은 원고가 안나온다는 것이다. 이런 저자에게 걸리면 원고마감은 2~3년에 한 권, 그것도 나오는게 다행이다. 저자의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결과는 원고마감과 양질의 원고가 말해준다. 예비저자들이여, 입 보다는 원고를 마감할 수 있는 실행을 중시하라.

책쓰기는 마라톤인 만큼 꾸준하게 뛰는 페이스를 유지하듯 하루 마다 늘 일정정도를 써야 한다. 하루에 한 꼭지 이상씩 늘 쓰는 저자가 실행에 강한 사람이다.

 

2 시간이 금이다

본업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책을 쓰는 일은 두배 이상의 일을 해야하는 구조이다.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동창회, 동네 친구 만나서 술 한잔 하는 낭만은 버려야 한다. 그런 낭만을 즐기는 것도 좋다. 하지만 저자가 되고 싶다는 비전도 함께 포기해라. 그래야 공평한 인생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시간의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자기 시간을 쪼개서 쓰는 사람 치고 남의 시간 귀중한 것도 안다. 쓸데없이 남의 시간을 빼앗지 않는 사람이 자기 시간에 성과를 위한 책쓰기를 한다.

당신은 1분 1초가 귀중한 사람인가. 책쓰기에 돌입하면 그 시간이 더 귀하다. 책쓰기를 시작했다면 그 귀중한 시간을 더 쪼개, 자료수집과 책쓰기에 할애해야 한다. 시간은 금 보다도 소중하다.

 

3 집중력을 기르자

대학시절, 학보사 기사를 마감하다보면 원고 마감이 늦어지거나 심한 경우 인쇄소 갈때까지 원고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늘 쫓기다보면 원고 마감이 가능했다. 집중력의 차이 때문이었다. 난 원고청탁을 많이 했고, 받기도 했다. 그 경력 20년이 넘는다. 길고 짧은 글의 원고청탁을 해보니, 7일이나 한달을 주는 원고마감 기간중 실제 필자들이 원고를 쓰는 기간은 1~2일 내지 7일이면 끝난다. 나머지 기간은 다른 일을 할 뿐이다. 실제 원고를 쓰는 요령중 하나는 집증력을 갖는 일이다. 물리적인 시간 보다 집중력을 얼마나 들여 하느냐에 따라 원고의 분량과 결과물이 달라진다.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원고를 쓰는 시간에 그 일에만 매진해야 한다. S 저자의 경우 가끔 스마트폰이 불통되는 경우가 있다. S 저자의 집중 원고쓰기 시간이었다. 그렇게 집중하는 노력을 보여야 원고분량도 채워지고 진도가 나간다.

 

4 건강과 기획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운동이 최고

만약 기획자의 길을 선택해 낮근무는 물론이고 매일 야근에 철야까지 불사했다면 필자는 기획자의 길을 포기했을 것이다. 이 일의 가장 큰 매력은 세상과 사람과 조우하는 일인데 책상 앞에서 자판만 두드린다고 기획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출판계하면 술자리의 자욱한 담배 연기가 익숙한 장면이지만 그런 것에만 취하다보면 나중에 남은 것은 허약한 심신이다.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유지를 위한 방법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권유한다.

필자의 경우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십년 넘게 매일 새벽에 일어나 수영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빠짐없이 했으니 햇수로 11년차 됐다. 이제는 하루라도 수영을 안하면 컨디션이 나빠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다. 어떤 후배가 말한 ‘인생에서 한 가지 운동을 평생 가지고 가면 그것도 복받는 거다’는 이야기를 십분 실천하고 있다. 그런데 운동이 좋은 이유가 또 있다.

아인슈타인은 “왜 나는 샤워 도중에 최고의 아이디어가 떠오를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 샤워나 수영 자동차 운전 같은 반복 행동들은 논리적인 뇌를 창조적인 뇌로 바꿔준다. 필자 역시 수영장에서 1킬로미터 이상 쉬지 않고 수영을 하면서 기획 생각에 잠기는데 하루중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옷을 갈아입고 나와 가장 먼저 그 아이디어를 스마트폰 메모란에 입력한다.

각자가 생활하는 공간의 개념에서 생각해보자. 직장과 집에서 늘 같은 패턴을 반복하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겠는가. 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산으로 가면 된다. 산을 오르면 가슴은 벅차오르지만 머리는 점점 비워짐을 느낀다. 수영이나 등산 이런 에너지가 소진되는 운동은 죽어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사무실과 집 근처를 산책하는 것도 소소한 운동으로 참 좋다.

최근 산책을 즐긴다. 특히 식사후의 산책은 뇌에 충분한 산소공급을 주고 뇌세포를 자극해 뇌기능이 활발해 진다고 한다. 혼자서 혹은 동료와 산책을 하다보면 사무실에서 막히던 문제를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생기곤 했다. 사무실이나 집 근처를 산책하다보면 평소에 안보이던 사물과 소통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데 그것이 기획 아이디어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었다. 산책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금세기 최고 기획자중의 한명인 애플의 스티브잡스도 산책을 즐겼다. 잡스 역시 산책을 즐기며 맥 컴퓨터와 아이폰, 아이패드를 구상하고 실현해 냈다. 건강에 좋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인 규칙적인 운동을 추천한다.

 

5 취재를 통해 사람에게서 콘텐츠를 꺼내라

저자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콘텐츠나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데 이것이 취재능력이다. 보통 기자의 주업무가 취재인데 저자의 취재능력 역시 기자들 못지 않게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는 신문사와 잡지사 경력이 바탕이된 취재력이 업무를 추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취재력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에게서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이 저자에게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각자는 가진 콘텐츠가 다르고 또 여러 가지 스타일이 다르다. 각자에게는 정해진 팔자가 있다고 한다.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 마다 갖고 있는 성질이 다르고 내용이 다른데 저자가 자료수집 방법의 일환으로 취재를 통해서 그것들을 끄집어 낸다면 책쓰기에 도움이 된다.

 

6 여행을 가면 기획 아이디어가 함께 한다

몇 년 전 당시 자동차 CF의 한 장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란 문구가 강렬했다. 열심히 일을 하고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근교라도 나가 바람을 쐬고 들어오거나 여유가 되면 국내외 가보지 못했던 곳으로의 여행이 필요하다. 혹자는 배부른 소리 한다고 타박할 수도 있다. 마감에 쫓기고 온갖 스트레스를 받는 출판인들의 현실에서 여행이 가당키나 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책쓰기를 통해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행복 아닌가. 좀 누리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자. 아니 책쓰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기획 아이디어를 위해서도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여행은 필수라 본다.

좀 늦은 결혼을 한 필자가 결혼 전후를 비교해보면 여행문화가 차이가 있다. 총각시절 주말을 맞으면 술먹고 회포를 푸는 시기로 보냈다면 결혼 이후는 근교나 비교적 장거리 여행을 자주 다녔다. 그런데 여행을 자주 다니다보니 한편으로는 휴식을 즐기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행지에서의 생생한 현장을 경험하면서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새롭고 기발한 기획 아이디어가 자주 떠올랐다.

어떤 분야에서 경쟁하는데 ‘열심히 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당해내기는 어렵다’고 하지 않았던가. 여행을 즐기면서 저자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면 책쓰기 아이디어는 지천에 깔려 있다. 그걸 보고 주워 담으면 된다.

 

7 성공하려면 다른 기획자, 저자에게 점심을 사라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혼다 켄 지음/더난)는 백만장자들의 습관이나 비결을 적은 책이다. 저자 혼다 켄은 설문조사를 통해서 일본의 백만장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어떻게 축적했는지를 독자에게 상세하게 소개한다. 혼다 켄이 부자가 되려고 부자에게 먼저 다가가 그들의 습관이나 경험을 얻기 위해 밥을 샀듯이, 좋은 저자가 되기 위해서 실력있는 동료 저자와 유능한 출판기획자에게 밥을 사라.

술자리가 더 진하지 않겠느냐고. 처음 좋게 시작한 술자리가 끝에 가서 좀 안좋게 흐르는 경향들이 있다. 술자리에서 티격태격하는 경우도 있는데 술을 먹고 이런저런 실수를 하면 멀쩡한 정신에서 수습이 어렵다. 또 친해지려다가 자기 몸만 상할 염려도 있다.

반면 밥을 먹는 것은 부담이 적다. 만원 짜리 한 두장이면 두 사람의 식사가 해결되고 오히려 영양가 있는 대화도 더 나눌 수 있다. 밥을 먹으면서 친해진 출판사 사장과 저자, 프리랜서 기획자는 많은데 한번의 식사자리가 여느 기획회의에서 머리를 싸매고 끙끙거리는 것 보다 나을 때가 많았다.

꼭 출판관계자들과 만나라는 것은 아니다. 출판과 거리가 먼 직업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공감대가 클 수도 있다. 일단 친해지기 위해서는 밥을 함께 먹는 것 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매번 밥을 사야 하냐고. 한번 밥을 사면 상대방도 답례로 밥을 산다. 그렇게 주고 받다 보면 집필 보따리도 함께 굴러온다.

2016.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