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 2021
불꽃같이 살다 간 샤오홍의 단편소설
가족이 아닌 사람
주인공 화즈는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다. 여전히 사랑이 고픈 나이이지만 엄마인 지앙씨는 딸에게 애정이 없어서 화즈는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 본 일이 없다. 함께 뛰놀던 동네 아이들과 집 마당의 풀벌레 소리가 그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는 했다.
집안 허드렛일을 맡아 하는 머슴인 여우얼 아저씨는 화즈의 또 다른 동무이자 가족이었다. 그런데 여우얼 아저씨가 하는 행동은 어린 화즈가 보기에도 안타깝기만 하다.
샤오홍은 여우얼 아저씨에 관한 기억과 함께 애처롭기도 하지만 따뜻했던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저자소개
• 원작_샤오홍(簫紅, 1911~1942)
본명은 장나이잉(張迺瑩). 만주 헤이룽장성(黑龍江省) 후란현(呼蘭縣) 출생. 가부장적인 환경 속에서 당시에는 일반적이던 일방적 정혼에 저항하여 집을 나왔다.
떠돌이 생활을 하던 중, 자신이 선택한 약혼자에게 속아 만삭의 몸으로 홀로 힘든 생활을 전전하다가 한 신문사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때 만난 신문사의 편집인인 샤오쥔(簫軍)을 만나며 동거를 시작했고, 글에 재능이 있던 그녀는 1933년 샤오쥔과 함께 작품집을 출간했다.
거처 중이던 하얼빈에서 일본 통치가 갈수록 심해지자 이 둘은 그곳을 탈출하여 1934년 11월 상하이에 도착했다. 샤오홍은 이때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루쉰을 만나게 되었고,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루쉰의 도움 아래 1935년 『생사의 장』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이 작품으로 문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던 중, 동거인 샤오쥔과 사이가 좋지 않아 결별했다. 곧이어 다른 동북 출신 작가인 돤 무홍량(端木蕻良)과 결혼해 1940년 홍콩으로 건너갔다.
홍콩에서 장편소설 『후란강 이야기』를 완성했으나 이듬해인 1942년 폐결핵으로 홍콩에서 사망했다.
중국에서는 대표적 동북지역 여성 작가로서 중국 현당대 유명작가 30인 안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번역서와 관련 영화가 있는데도 유명하지 않은 편이다.
한국에는 중편소설 『생사의 장』과 장편소설 『후란강 이야기』 외, 단편소설 『왕씨 아주머니의 죽음』, 『우마차에서』, 『다리』, 『손』및 수필 몇 편이 번역되어 있다.
샤오홍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로 <샤오홍>(2013)과 탕웨이 주연의 <황금시대>(2014)가 있다.
• 번역_박혜정
직역과 의역의 경계선에서 원작자의 뜻을 헤치지 않으면서도 국내 독자들이 번역서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읽히는 번역작업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그 과정 중 문학작품 번역의 첫 발걸음을 이제 막 뗀 새내기 번역가.
숙명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상하이의 푸단대학에서 중국현당대문학 석사 및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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