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 칼럼

1인1책 김준호 대표가 말하는 책쓰기, 출판

저자가 만나고 싶은 출판사

작성자
김 준호
작성일
2014-12-23 17:56
조회
513
저자와 책 출간을 위한 기획 아이디어를 한창 하고 있었다.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가운데 선호하는 출판사를 물어 보았다.
“제 책을 가장 히트시킬 수 있는 출판사를 찾아 주세요”
이런 저자의 말을 들으면 참 난감하다. 그래도 저자와 콘텐츠에게 가장 적합한 출판사를 찾는 것이 필자의 직업이라 오늘도 출판사 전화번호를 돌린다.
저자들이 책을 펴내는 목적은 다양하다. 그러하기에 선호하는 출판사의 기준 역시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정리해보니 저자가 만나고 싶은 출판사를 3가지 정도로 추릴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해 본다.

먼저 저자에 대한 이해와 편집능력을 갖춘 출판사이다.
저자에게 매력적인 출판사란 저자와 그의 콘텐츠를 이해하는 출판사다. 저자를 잘 모르고서야 책이 온전히 나올 수는 없다. 저자를 이해한다면 콘텐츠를 더 빛나게 해 줄 수 있고 저자의 원고를 최고의 편집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저자들은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고 왜 글을 쓰고,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서 이해해 주는 출판사를 좋아한다. 인간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 보답하려는 경향이 있듯 저자를 알아주는 출판사에게 저자는 글로써 호응을 해준다.
그런데 저자를 깊이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능숙한 편집능력이 저자의 호감을 유지시켜 준다. 편집능력이란 출판사가 초고를 받고난 뒤 원고를 교정교열하고 편집디자인을 하고 제목을 확정하는 등 책의 꼴로 만드는 역량을 말한다.
C 출판사는 저자가 탈고를 한 후 원고에 대한 피드백이 없다가 편집디자인에 들어가서야 원고수정을 해서 빠듯한 일정으로 저자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또 제목이나 소제목 등도 저자의 초고를 그대로 갖다써 편집진이 내놓는 고민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심지어 저자의 초고에 나타난 오탈자도 고치지 않고 출판이 이뤄지면 저자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반면 K 출판사의 편집능력에 대해서는 저자의 만족도가 높았다. 일단 초고를 넘기자 K 출판사는 저자의 관점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원고를 보완했다. 또한 소제목과 제목에서 세련된 카피성 문구로 피드백을 주니 저자의 만족도가 높았다.

두 번째, 저자는 신뢰할 수 있는 출판사를 만나고 싶어 한다.
전에 책을 써 본 경험을 갖고 있는 H 저자는 필자를 찾아와서 투명한 출판사를 원했다. H 저자는 “책을 내고나서 내 책이 독자에게 얼마나 인정을 받는지 알 수 있으려면 얼마나 팔리는지, 반응이 어떤지를 알아야 하는데 전 출판사에서는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며 새로 출간될 책의 신뢰성을 출판사 선택의 제 1조건으로 이야기 했다. 십분 공감이 가는 지적이다.
B 출판사는 출판권 설정 계약서를 저자에게 내미는 방식부터가 요상하다. 보통 출판권 정식계약에 앞서 사전에 계약서를 검토해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계약의 기본이다. 이메일로 사전에 계약서를 주고 받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한번은 B 출판사와 계약을 검토하는데 출판사 담당 편집자에게 온 사전 계약서가 PDF 파일로 온 것이다. 저자측의 의견은 어떻게 전달하느냐고 묻자 편집자는 자신들의 계약서 양식을 그대로 수용할 것을 강권했다.
출판계약이란 것은 저자와 출판사의 상호 합의이고 출판행위의 본 신뢰를 가늠할 중요한 과정이다. 이후에도 B 출판사의 저자측을 무시하는 행태는 계속됐다. 마케팅의 일환으로 신문광고를 한다면서 2쇄분의 저자인세를 광고집행료로 요구한 것이다. 말이 권유이지 이를 거절하자 출판사 담당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이러한 출판사의 행태를 좋아할 저자는 당연히 없다. 창작자인 저자를 도구화하는 이런 형태는 비단 출판계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다. 얼마전 가수 신중현은 음반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신중현은 절판된 음반을 재발매하는 과정에서 음반제작사와 분쟁이 생겨서 소송을 건 것인데 음반에 수록된 모든 곡을 작사, 작곡, 편곡 했음에도 음반의 제작비용을 댄 음반제작사가 그의 권리를 제한하자 가수 및 음악기획자로서의 권리구제에 나서 승소한 것이다.
문화 콘텐츠 전반에 퍼진 창작자의 권리를 우대하지 않은 풍조는 점차 사라질 수 밖에 없으리라 본다. 이미 일부 영역에선 창작자가 스스로 제작을 하면서 창작자의 권리를 지켜내는 추세란 점을 출판사가 알아야 한다.
소통도 저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소중한 영역이다. 저자의 성향이 모두 다르니 출판사 입장에서 힘겨울 수 밖에 없다. 이렇게 개인 마다 편차가 있는 저자와 얼마나 유연한 자세로 소통하느냐에 따라 출판사의 신뢰도는 크게 달라진다. 극단적으로 말해 어떤 저자에게 호평을 받았던 출판과정의 행위가 다른 저자에게는 큰 불평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보았다.

세 번째, 저자는 출판사의 마케팅 능력을 중시한다.
저자는 자신의 책이 주목 받기를 원한다. 문학서이든 자기계발이든 비즈니스나 사회적 이슈를 다룬 책이든 모든 저자의 공통 가장 큰 관심사가 바로 마케팅 능력이다. 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독자들에게 광범위하게 보급돼야 한다.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판사 마다 고유한 마케팅 스타일이 있다. 단지 재정규모만으로 마케팅 능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1인 출판사라도 최근 부각하는 SNS 미디어를 통해서 마케팅 활동에 열심히 하는 출판사가 있고 서평 이벤트를 통해서 독자와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출판사도 많다.
단순히 지면광고 외에도 옥외광고나 북트레일러 등 변화하는 시대를 읽어서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 전략을 시도하는 출판사를 저자는 선호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도 필자와 네트워크를 구축중인 출판사들은 마케팅면에서 자기만의 뚜렷한 장점을 갖고 있다. 모든 것을 갖추진 못하더라도 한가지 분야 만큼은 장점을 내세울 수 있는 출판사가 돼야 저자를 끌어 들일 수 있다.

2014.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