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1인1책 김준호 대표가 말하는 책쓰기, 출판

책쓰기 과정에서 느끼는 행복감

작성자
1인1책
작성일
2017-07-24 23:24
조회
186


1인1책을 진행하다보면 내 주변에는 책쓰기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과 직간접적으로 접하다보면 책쓰기에 나선 분들의 의지가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또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콘텐츠가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그런데 책쓰기에 나서는 일부 사람들의 태도가 경직돼 보여 안타까운 적이 있다. 자녀교육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 온 H씨(43). 지인을 통해서 소개 받고 만난 H씨는 무척 여유가 없어 보였다. H씨는 그동안 정리해 온 글을 빨리 출판할 것을 이야기하며 출판 시기만을 매우 강조했다. H씨가 써 온 글을 더 분석해서, 기획을 다듬어 보자는 필자의 제안을 거절하며 출판사 섭외에 목을 맸다. 결국 필자도 H씨의 에이전트를 포기했다. H씨를 보면서 ‘저자가 출판하려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하는 원론적인 명제가 떠올랐다.

출판의 목적은 저자 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출판을 통해 자신의 비즈니스를 더 활성화하기 위해서 책을 쓴다.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이 살아 온 인생을 한번 정리해 보기 위해서 책을 쓴다.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로서 인정받기 위해서 책을 쓰는 사람도 있다.
목적은 다양하지만 책쓰기의 과정은 공통적으로 힘들다. 한 편의 짧은 칼럼이 아니라 200자 원고지 700매~800매 분량의 글을 쓰려면 굳은 인내심을 갖고 절대적인 시간도 투자해서 쓰는 것이 책쓰기다.
따라서 책 쓰기는 자신이 재밌어하고 즐기지 않으면 고역이 된다. 책 쓰기의 과정에서 인생을 돌아보기도 하고, 자신이 집중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이론을 더욱 정립해 볼 수도 있다. 출판 에이전트와 출판기획의 경험담을 담은 <모든 책들의 기획노트>(투데이북스)를 집필할 때였다. 원고 마감 시기가 다가오면서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내가 기획한 한권, 한권의 책을 떠올리면서 출판기획 노하우를 정리 하였다. 마감의 스트레스 보다 한 줄씩 써내려가는 글귀에서 내 뇌속의 엔드로 핀이 뿜어져 나와 묘한 쾌감이 들었다. 결국 책은 출판됐고 무엇인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나를 자극했다.

저자들과 함께 작업을 하다보면 책을 쓰는 태도가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책 쓰기를 고역으로 대하는 부류다. 이 유형의 저자는 결과를 중시한다. 책도 나오기 전에 베스트셀러의 대박을 꿈꾸며, 상업적인 성공을 기대한다. 허황된 꿈을 쫓다보니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을 전혀 맛 볼 수 없다. 그렇다보니 책 쓰기를 힘들어 하고 쉽게 좌절하기도 한다.
반면 책 쓰기를 즐기는 유형도 있다. 필자와 저자 에이전시 계약을 맺고 올해 안에 가제 <아빠 음악이 뭐예요> 출판을 앞둔 음악평론가 양일용 교수가 있다. 양 교수는 책을 쓰는 일을 일생의 최고의 낙으로 여기고 있다. 30년이나 걸려 집필한 <음악용어 다국어사전> 등 음악 관련 여러 책을 집필한 그는 책을 쓰는 일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일이 아니겠냐며 황혼의 나이에도 정력적인 집필을 원한다. 그는 기독교 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정리한 성경도 책이란 매개를 통해서 후세 사람들에게 전달 됐다며 책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몇 천년전 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오랜 역사중 읽혀진 수 많은 사상과 철학 서적이 지금도 남아 있는 것도 책의 귀중함을 알려주는 사례라고 설명한다.
양 교수는 노환으로 두 눈이 거의 실명 수준이다. 눈이 안보이는 것도 집필에 결정적인 장애는 아니다. 출판 에이전트인 필자가 대필 작가를 섭외해 함께 작업하기 때문이다.
양 교수에게 책 쓰기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고, 명예이고, 남은 인생의 보람이다.

출판 이후 성공만을 쫓는 책 쓰 결과는 매우 불완전 할 수 있다. 오히려 자신에게 해가 되기도 한다. 앞서 앞뒤 안 가리고 서둘러 출판만 하려던 H씨는 출간 이후 출판사의 계약서에도 없던 저자 구매 요구에 몸살을 앓았다. 출판사의 비상식적인 행위도 잘못됐지만 모두 결과만을 생각해 벌인 H씨의 자업자득의 결과다.
책 쓰기 과정에서 느끼는 행복감이야말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저자들의 특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