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 칼럼

1인1책 김준호 대표가 말하는 책쓰기, 출판

당신의 ISBN을 가져라

작성자
1인1책
작성일
2017-07-24 23:28
조회
854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주민등록번호를 갖고 있다. 만일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유령이거나 다른 나라에서 비밀리에 파견된 정보 요원일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주민등록번호가 있지만 ISBN을 갖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ISBN이란 국제표준도서번호(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도서 번호를 말한다. 한 사람이 하나의 주민등록번호를 가지듯, 하나의 책에는 하나의 ISBN만 부여할 수 있다.

ISBN 번호는 한국문헌정보센터를 통해 국립중앙도서관에 고유하게 등재된다. 그 등록번호는 오랜 기간이 지나도 소멸되지 않고 보존된다. 한 사람의 저자가 책을 출판해 ISBN을 발급 받는다면 그 저자의 손자나 손녀, 후손들이 국립중앙도서관에서 ISBN을 확인 할 수 있다. 자자손손 도서의 고유 번호가 남겨지는 것이다.

출판 에이전트로 활동하다보면 자신의 책을 저술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지방에서 평범한 공무원 생활을 하는 J씨.
그는 무료한 공무원 생활속에서 최근 하나의 취미를 갖기 시작했다. 1인1책에 도전한 것이다. J씨가 책을 쓰는 동기는 굉장한 베스트셀러를 저술하고자 함이 아니다. 다만 50을 앞둔 자신의 인생을 정리해 보자라는 소박한 이유이다.
물론 ISBN을 따내기까지 J씨에게는 여러 가지 난관이 있을 것이다. 아직 글쓰기 훈련이 안되, 글을 몇줄 쓰다가 더 이상 쓰지 못한다. 또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목차를 잡고, 기술할 것인지 책의 구성을 잡는 일도 어려움이 많다.
그래도 J씨는 행복하단다. 책쓰기에 도전하면서 하루 하루 생활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일주일에 3~4회 이상씩 먹던 술자리를 피하고, 퇴근 이후 자신의 책상 노트북을 켜는 습관이 붙어서 자연스레 술 먹는 횟수가 줄였다. 술을 안먹으니 간도 쉬고, 몸이 건강해졌다.
책쓰기를 준비하면서, 모르는 단어나 지식은 인터넷 검색을 찾으면서 공부하다보니 상식이 늘고 동료 직원들과의 대화에서도 신이나서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됐다. J씨는 돈이 안들고, 몸도 건강해지는 책쓰기가 좋은 취미 생활이라고 밝게 웃는다.

세상에는 ISBN 번호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있다. 평생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에만 만족한다면 ISBN을 가질 필요는 없다.
반면 자신이 저술한 콘텐츠를 좀 남기길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책을 써라. 내 이야기가 혹은 자신의 전문 콘텐츠가 기록된다면 후대 사람들이 이를 읽고 나를 기억해 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난중일기>를 쓰지 않았다면 오늘날 우리들이 이순신 장군의 당시 활약상을 잘 몰랐을 것이다. 또한 인간적인 이순신 장군의 모습도 잘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단지 그 당시 단편적인 기록물만 가지고 그 인물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길이 없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지만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이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는 책을 집필해 도서의 고유한 ISBN을 남기면 된다. 당신은 ISBN에 도전하지 않겠는가?